비행을 하면서 다친 경험 5가지

비행에 대해 아름다운 이야기 말고 7년 비행을 하면서 다친 경험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외국 항공사에서만 근무를 했기에, 용어가 영어인 점 이해 바랍니다. 한국어로 대체 번역을 해보긴 하겠음.

외국에서 받은 약
외국에서 받은 약

1. 갤리에서 화상을 입었다.

 

동료의 부주의로 180 ~ 200 도 짜리 뜨거운  오븐 케이지가 내 팔을 스쳤다.

순간 헉! 하면서 응급 처치를 취했지만, 이미 너무 뜨거운 운도라서 어쩔 수 없었다.

First aid(응급처치함)에서 쿨 젤과 냉수를 뿌렸지만 이미 늦었고, 그 당시 나는 갤리 담당이면서 캐빈에 카트도 끌고 바쁜 포지션이라서 화상보다는 일이 우선이었다.

안 그럼 내 존 승객들 밥 누가 줌…? (당시 카트 끌고 나가는 이코노미에서 근무 했었음)

그 결과, 화상으로 인해 2 ~ 3주 정도 비행을 하지 못 했고 화상 상처가 아물길 기다리며 그루밍(외모)로 인한 그라운드(비행하지 않고 지상에 있는 상태)가 되어,

카타르에 있는 다수의 돌팔이 의사들의 병원을 돌아 다녀야 했다.

그런데 더 웃긴건 그 유럽 동료가 당시 사과를 제대로 안 하더라?

그래서 나중에 부푼 걸 보여줬더니 미안해는 하던데,

나는 본인이 실수한 것에 대해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정중히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2. 갤리에 있는 철박스가 내 발등 위에 떨어졌다.

랜딩을 하고 나서 갤리에 있는 철박스 즉, 여러 용품을 담는 철가방으로 drawer 라고 부른다,

가 내 발등 위에 떨어졌다.

찌릿했다. 그리고 그 순간 왼쪽 발에 피부 조직이 찢어지며 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다행히 카타르 도하 랜딩 비행이여서, 사무장이 파라메딕(응급의료센터)을 신청했고, 나는 휠체어에 타고 공항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런데 너무 웃긴게 철이 떨어져서 피부가 찢어 졌는데 그 간단한 소독이라는 응급 처치 혹은 깁스도 해주지 않고 나보고 걸어 봐, 뛰어 봐! 하는 것이 었다. 미친ㅋㅋㅋ

내 발목은 너희와 같은 두터운 공룡 발이 아니란 말이다. 가늘어서 부푼게 보이지 않느냐..

깁스한 발목
한국에 오자 마자 의사가 깁스를 해주더라. 감사합니다 ㅠㅠ
갤리 철가방이 떨어진 당시
갤리 철가방이 떨어진 당시

사진이 징그러워 작게 축소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비행을 한 달간 하지 못했고, 카타르의 돌팔이 병원들을 돌아다니다가 낫지도 않고,

이 병원 저 병원 하는 말이 다르고 소독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 것을 느껴

한국 입국 요청을 신청하여 한국에서 레이저 치료와 소독 그리고 깁스를 했다.

한국 병원에 가서 완쾌되어 돌아 오기까지 참 여러 과정이 필요 한데,

1) 카타르 병원 의사 소견서를 받는다

2) 회사 닥터가 의사 소견서를 참고해 나의 상태를 직접 보고 카타르 외 체류 허용과 기간을 정해 준다.

3) 한국에서의 진전 상황을 회사 이메일로 업데이트 해준다.

4) 상태에 따라 기간을 더 연장할 수도 있지만 돌아오라고 하면 눈물을 훔치며 돌아가야 한다.

5) 회사 닥터와 미팅을 잡고 만나서 비행 오케이 사인을 받으면 다시 비행을 시작한다.

 

3. 피부가 뒤집어졌다.

크루 라운지(브리핑과 카페테리아 스탠바이 크루들이 머무는 곳, 크루 전용 짐을 부치는 곳, 그리고 면세점 등이 있는 건물임) 의 면세점에서 에스티로더 파운데이션을 샀다.

신나서 덧 바르고 비행을 갔다.

비행 중간 중간에 피부가 자꾸 간지러웠다.

얼굴에 열꽃이 피기 시작했다. ㅠㅠ 랜딩하고 나서 더 간지러웠는데, 나는 어리석게 호텔 내의 피부관리 마사지를 예약했다.

결론적으로 피부가 더 뒤집어졌다. 비행은 동남아 쪽으로 기억한다. 습도와 간지러움 그리고 피부 관리의 자극이 더해져 아예 하얀 수포가 다다다다다!!! 얼굴을 덮기 시작했다.

그루밍 관련 이슈도 비행에서 오프로드(가지 못함)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사무장에게 미리 이 사항을 전달했다.

일단 화장품으로 가리고 오라는 말을 듣고 그렇게 다시 카타르로 돌아오는 비행을 했다.

피부가 완전 뒤집어 졌고, 카타르에 나름 유명한 닥터 암자드를 찾아갔다.

(왜 그분의 이름을 난 아직도 기억할까ㅋㅋㅋ)

충격적인 건,

몇 시간을 걸쳐 기다려 만난 닥터 암자드가 내 얼굴의 엄청난 수포를 꽉 꽉 짜더니

붉어진 내 얼굴에 갈색 소독약을 덕지덕지 바르는 것이었다.

문 화 충 격!

그래서 내가 거울을 보고 제발 흉측하니 마스크라도 달라고 했다. ㅠㅠ

그리고 또 그루밍 이슈로 비행을 3주간 하지 못했다.

휴우.. 그 뒤로 화장품을 절대로 함부로 바꾸지 않고 피부에 테스트 하는 것을 자제 한다.

 

4. 비행 6년차 쯤 대상 포진에 걸렸다.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았다. 방콕으로 가는 비행을 해야했다.

유니폼을 입었는데 허벅지에 닿는 유니폼 바지가 마치 사포가 내 허벅지를 쓸어 내리는 것 같았다.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나는 돌팔이 의사가 많은 도하에서 치료를 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국은 동남아에서 의료가 꽤 수준이 높고 유명하다.

살기 위해 이를 악 물고 비행을 갔고, 태국에 랜딩 하자마자 팔 쪽에서 수포가 올라왔다. 바로 사무장에게 보여줬다.

나 대상 포진인 것 같아..

그 뒤로 나는 방콕 호텔에서 한 달을 체류하며 회사가 제공하는 알리안츠 골드 카드로 방콕 왕실 국립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너무 다행이었지만, 외로운 시간이었다.

참고로 모든 의료 치료 비용은 회사에서 다 해준다.

그리고 병가인 경우 체류도 어느 정도 돈을 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래 머물다 보니, 치료가 끝나면 어기적 어기적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나중에 현지인들이 가는 시장에 가서 국수도 사먹고,

반현지인이 되어 택시말고 오토바이 불러서 타고 다니고, 아래 사진을 보니 태국 현지 옷도 사서 입고 있더라?ㅋㅋㅋㅋㅋㅋ아놔 나의 강인한 생존력 인정

크리스마스 방콕

한국 음식이 그리우면 일식 뷔페도 가고, 태국 비행을 오는 동기 언니가 있어서 같이 포식을 했던 경험도 있다.

태국의 일식당
태국의 일식당 꽤 깔끔하니 만족스러웠다.
태국식 샤브샤브
방콕 호텔 앞 태국식 샤브샤브
태국식 샤브샤브
태국에서의 돼지 고기는 가끔 잡내가 나니 조심해야 한다.

 

아 태국 왕실 국립 병원에 대해서 말해보겠다.

굉장히 높은 빌딩에 모던하고 럭셔리함을 느낄 수 있다.

태국 사람들 말고 아랍 사람들 등 다 인종들이 머물고 있다.

유명해서 그런지 외국에서도 치료 원정 트립을 오는 것 같았다.

무튼 현재 막내 동생이 그 곳에서 근무로 인한 거주를 하고 있으니, 가게 되면 추억이 마구마구 돋을 것 같다.

태국 마켓
거의 완쾌해서 살아서 도하로 돌아갈 쯤 사진, 이마저 행복해 보임

 

5. 세이셸 비행에서 생선 가시가 수평으로 목에 꽂혔다.

나는 주로 몰디브나 세이쉘, 잔지바르, 발리, 푸켓과 같이 유럽이나 미국 보다는 섬나라 위주로 비행을 신청했다.

왜냐면 나는 물병자리라서 물이 좋거든ㅋㅋㅋㅋㅋㅋ

즐겁게 랜딩 후, 혼자 푹 쉬고 세이쉘 리조트 근처의 식당에 갔다.

배가 너무 고팠다. Fish of the day를 주문했다. 큰 생선이 그릴 되어서 나왔다. 행복했다.

열심히 와구 와구 먹고 꿀꺽 삼켰는데 이상했다.

목이 걸리적 거렸다. 가시가 걸린 것 같아 웨이터에게 뭐 빵이라도 달라고 했다.

빵도 삼켜보고 보다 못한 웨이터가 쌀도 가져다 줬다. 밥을 꿀꺽 삼켜도 봤는데 넘어가지 않았다.

다행히 호텔 근처라 재빨리 호텔에 돌아 왔다.

로비에 응급 요청을 했고, 의료팀이 나를 데리고 병원.. 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아프리카는 어느 초등학교로 나를 데려가더라..ㅋㅋㅋ 아팠지만 신기했다.

세이쉘 의사 선생님께서 램프로 내 목을 보시더니 핀셋을 깊이 넣어 가시를 뽑아 주셨다.

그 놈의 가시를 보았다. 매우 컸다. 수평으로 꽂혀 있어서 넘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난리도 난리 였다. 다행히 무사히 돌아와서 크루들과 함께 비행을 하며 돌아갔다.

그 이후로 아무리 배고파도 가시가 달린 것은 천천히 먹으려고 한다. 가시 조심하세요!

생선 가시
생선 가시 추억으로 찍어봤다

 

이 외 감기나 열, 몸살은 좀 흔한거라서 적진 않겠습니다.ㅋㅋ

승무원은 체력 관리와 잘 먹고 푹 쉬는게 중요한 직업입니다.

마지막은 제가 너무 좋아해서 자주 갔던 세이셀 사진으로 마무리 지을게요. 유럽 사람들이 몰디브 처럼 많이 가는 곳인데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세이셀 노을 전
세이셀 노을 전
세이셀 노을
세이셀 노을
세이셀의 흔한 식당
세이셀의 흔한 식당
리조트에서 와인 한 잔? 한 병
리조트에서 와인 한 잔? 한 병
요트랑 풀이 있는 리조트
요트랑 풀이 있는 리조트

 

크루들이 동남아 비행을 가면 하는 것 1순위

비행한 승무원들이 겪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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