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처리 기사 필기 합격 후 응시자격 서류까지 직접 강남 지사 찾아가 제출 완료.
실기 시험 당일 날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고 있던 중이라 오픈 되자 마자 신청하는 것을 깜빡했다.
정보처리기사는 1년에 세 번 정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원하는 지역 특히, 서울이나 경기권의 경우 매진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내가 신청했을 때 서울권은 완판!
경기도는 의정부 이런 북쪽의 경기도가 남아 있었는데, 나는 남쪽 경기도 주민이라 그럴 바에 대전에 가서 보고 오는게 날 판이었다. 잠깐 고민하다가, 부산으로 결정했다.
그리 어려운 고민이 아니였다.
연 이은 프로젝트와 작년 12월 말부터 시작했던 국비 풀스택 과정도 거의 마무리 지어가는 단계였고,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자 바닷 바람을 쐬고 싶었다.
특히, 부산은 우리 엄마를 포함한 외갓댁이 사는 곳이고 나의 절친이자 친한 지인 몇이 살고 있어서 고민 없이 부산을 선택했다. 부산에도 여러 곳이 있었는데, 그 중 바다와 가까워 보이는 다대포해수욕장 쪽 다선 중학교 당첨!
시험 전 날, 독서실이라고 생각하고 ktx 급행이 아닌 무궁화호를 탔는데, 의자도 삐걱거리고 지연이 많이 되서 1시간 이상 연착되어 부산에 도착했다. 즉, 8시 기차를 타서 오후 2시가 넘어서 부산역에 도착했으니 장장 6시간 기차를 타고 온 것이다.
그래도 달달달 덜덜덜 떨리는 기차 안에서 공부도 하고 기출 문제도 다시 둘러보고, 심지어 학원 친구들과 프론트엔드 미팅도 했다.ㅎㅎ 굉장히 유익했지만, 잠을 잘 못자고 나왔는데 흔들리기 까지 해서, 중간에 두통약 먹음. 나름 풍경도 보고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리자마자 아무런 계획 없이 와서 어딜 갈까 하다가 숙소가 있는 낫개 방향의 자갈치역에 내렸다. (역 이름 너무 귀여움!) 해산물 시장에서 아주 귀여운 이 구역 대장 강아지도 보고 더운 날에 풍겨지는 해산물 비릿한 냄새도 맞고, 너무 맛있던 육전 밀면을 먹고 부산 사투리를 듣고 있으니, 아! 내가 부산에 왔구나 싶었다.
내일이 당장 시험이라 마실 것을 포기하고(그래도 딱 한 잔 편의점 맥주마심ㅋㅋ) 숙소 바로 옆의 투썸 카페가서 공부를 3시간 정도 더 했다. 기차에서 오래 앉아 있다가 또 앉자니 몸이 베베 꼬였지만, 그래도 당장 내일 시험이니 후회없이 공부는 하자고 생각하며 아이패드에 신나게 요약 정리를 했다.
그리고 시험 당일.
나는 다선중학교가 평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험이 끝나면 바다로 달려갈거야!를 상상했지만, 사실 그 곳은 전망대 옆에 있다는 사실.. 그 말인 즉슨, 꽤 높은 거리를 올라가고 또 올라가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 도착하니 땀이 주르륵 흘렀다.
그리고 너무 재미있게도 파란 덧신을 신고 입장하라고 하셨다.
그것도 아주 새파란 덧신.
덧신을 신으니 모두가 구수해 보였다.ㅋㅋ
시험 전까지 열심히 노트를 봤는데, 시험지를 받자마자 나는 헉!했다. C언어나 자바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가 많이 나와 봐야 한 3-4개 겠지? 생각하고 네트워크나 보안, 기타 빈도 출제 이론을 외워 갔는데 매우 큰 오산 이었던 것이다. 내가 암기한 ISMS, RARP, GUI, NUI 이런 것들이 정말 귀여워 보일 정도였다.
한 문제 당 거의 한 쪽을 차지했다. 그러니 20 문제에 2시간 반을 주지 않을까?
시험지 외에 별도의 종이나 답안지 작성서를 받지 않고, 큰 시험지의 하단에 문제 풀이를 하고 답을 검은 펜으로 써서 제출하면 된다. 수정 시에는 두 줄 쫙쫙. 그래서 나는 연필, 지우개, 검정 볼펜, 수험표를 출력해서 준비물로 가져갔다.
9:30에 치룬 시험이 11:30이 되어서야 나왔다. 12시까지 남아서 더 머리를 싸메고 싶었지만, 더 이상 쥐어 짜도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ㅋㅋㅋ그래도 나는 나름 내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물론 설계부터 잘 못 되었지만;
다시 해야 한다면 나는 C언어와 자바 연산이나 문제 풀이 영상을 많이 보고 또 풀고 갈 것 같고, 암호화나 비트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과거와 현재의 사용이 바뀐 것에 대해 심오하게 물어보니, 요약 정리된 문제집이 아닌 2권으로 나누어진 문제를 꼼꼼히 보고 문제를 많이 풀고 갈 것 같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준 나에게 주는 선물!
머무는 곳 아래에 있는 장수 삼계탕의 삼계탕과 인삼주 그리고 수제 바닐라 라떼.
두 곳 다 너무 힐링이었다.
이제 열심히 푼 문제집을 고이 재활용으로 버려주고, 온전히 프로그래밍과 개발 서적, 기사로 실력을 기르며 꾸준히 지원할 때이다. 내가 준비 되었을 때, 나와 잘 맞는 회사가 나에게 찾아 오겠지!